수수료 0원인데 토스는 뭘로 돈 벌까 — 공짜 금융앱의 수익 구조
송금도 공짜인데 토스는 2024년 매출 1조9,556억 원에 첫 흑자를 냈다 — 비바리퍼블리카. 공짜 금융앱의 진짜 상품은 '나'다. 중개 수수료·결제·광고로 돈이 흐르는 구조를 푼다.
토스로 친구에게 3만 원을 보낸다. 수수료 0원. 계좌를 한눈에 모아 보고, 신용점수도 공짜로 본다. 광고를 보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은행 앱도 아닌 회사가, 이 모든 걸 공짜로 주면서 어떻게 굴러갈까. 자선 사업이 아닌 이상, 어딘가에서는 분명 돈이 돌고 있을 텐데 말이다.
답이 더 놀랍다. 우리가 ‘토스’라고 부르는 그 앱을 만든 회사의 정식 이름은 비바리퍼블리카다. 2013년 설립된 한국의 핀테크 기업으로, 간편송금 앱 하나로 시작해 지금은 증권·은행·결제까지 거느린 금융 플랫폼으로 컸다. 이 회사가 2024년 매출 1조9,556억 원에 창사 첫 연간 흑자(영업이익 907억 원)를 냈다 — 비바리퍼블리카. 약 9년을 적자로 버티던 회사가, 공짜 서비스를 그대로 둔 채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하 회사를 가리킬 땐 ‘비바리퍼블리카’, 앱·서비스를 가리킬 땐 ‘토스’로 적는다.)
이 글은 한 가지만 판다. 송금도 공짜인 앱이 대체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결론을 미리 말하면 — 공짜 앱의 진짜 상품은 ‘나’다. 그 구조를 알면, 앱이 권하는 ‘추천’이 다르게 보인다.
3줄 요약
-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2024년 매출 1조9,556억 원(+42.7%), 영업이익 907억 원으로 창사 첫 연간 흑자를 냈다 — 비바리퍼블리카.
- 핵심 수익은 셋이다. ① 대출·보험·카드를 비교·추천하고 받는 중개 수수료, ② 결제(토스페이먼츠)·증권·은행 같은 직접 금융, ③ 결제 데이터 기반 광고. 매출의 상당 부분이 금융사에서 받는 B2B 수수료다.
- 그래서 앱의 ‘추천’은 중립이 아닐 수 있다. 비교는 출발점으로만 쓰고, 조건은 직접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9년 적자 끝의 첫 흑자 — 공짜 앱이 어떻게 돈을 벌기 시작했나
공짜는 전략이지 자선이 아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조9,556억 원으로 전년보다 42.7% 늘었고, 영업이익 907억 원·순이익 213억 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 비바리퍼블리카(2025-03 실적 발표). 2013년 설립 이후 약 9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사용자를 모은 끝에 나온 전환점이다.
규모를 보면 ‘공짜’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토스의 월 사용자(MAU)는 약 2,700만 명에 이른다(2025, 나스미디어 집계). 국민 절반 이상이 쓰는 앱이다. 이 거대한 사용자 풀이야말로 수익의 원천이다. 무료 송금·신용조회는 사람을 모으는 입구일 뿐, 돈은 그 사람들이 모인 ‘광장’에서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성장세는 흑자 전환 이후에도 가팔라졌다. 비바리퍼블리카의 2025년 상반기 매출은 1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 한국일보. 한 번 흑자 구조를 만들자, 같은 사용자에게서 더 많은 매출을 뽑아내는 ‘슈퍼앱’ 전략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송금으로 들어온 사람에게 신용조회를, 그 사람에게 다시 대출 비교를, 또 보험과 투자를 차례로 권하는 식이다. 입구는 하나인데 출구는 갈수록 많아진다.
여기서 ‘신용점수 무료 조회’ 같은 서비스의 진짜 역할이 드러난다. 공짜로 신용점수를 보여주는 건 선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당신의 점수라면 이 대출이 가능합니다’로 이어지는 가장 자연스러운 입구이기도 하다. 무료 기능 하나하나가 다음 수익 단계로 가는 깔때기의 윗부분인 셈이다.
9년의 적자도 다시 보면 우연이 아니다. 그건 ‘계획된 적자’에 가깝다. 일단 무료로 압도적인 사용자를 모아 시장을 장악한 뒤, 충분히 커지고 나서 수익화한다는 플랫폼 전략의 정석이다. 적자는 손실이 아니라 사용자라는 자산을 사는 투자였던 셈이다. 토스가 초기에 ‘간편송금’이라는 단 하나의 무료 기능으로 사람을 모으고, 누적 가입자와 송금액을 빠르게 키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먼저 광장을 채우고, 그다음에 그 광장에서 장사를 시작한다.
핵심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토스 매출의 상당 부분은 금융상품을 소개한 대가로 다른 금융회사에서 받는 기업 간(B2B) 수수료다. 즉 앱이 무료인 이유는, 돈을 내는 진짜 고객이 사용자인 ‘나’가 아니라 금융회사이기 때문이다. 나는 비용을 치르는 손님이 아니라, 금융사에 연결되는 ‘상품’에 가깝다.
흑자로 돌아선 비결은 새 요금을 받기 시작한 게 아니다. 사용자는 그대로 공짜로 쓰는데, 그 사용자 한 명에게서 나오는 매출이 임계점을 넘은 것이다. 사람이 충분히 많아지자, 1인당 작은 수익도 거대한 합으로 바뀌었다. 무료 사용자가 곧 수익이 되는 이 전환점이 언제 오느냐가, 모든 공짜 플랫폼의 생사를 가른다. 그렇다면 토스는 그 한 명에게서 정확히 무엇으로 돈을 뽑아낼까. 돈줄을 하나씩 뜯어보자.
토스는 뭘로 버나 ① — ‘비교·추천’이라는 중개 수수료
가장 큰 줄기는 중개다.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같은 앱이 대출·보험·카드를 ‘비교·추천’하고, 사용자가 그걸 통해 가입하면 금융사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대출 중개 수수료는 통상 1금융권 0.3%, 2금융권 1.3% 수준이다(상한 3%) — 금융당국·언론. 한 건 한 건은 작아 보여도, 2,700만 명이 모인 앱에서는 거대한 흐름이 된다.
숫자가 규모를 말한다. 2025년 상반기 토스가 중개한 대출액은 5조9,587억 원으로 플랫폼 중 가장 많았고, 여기서 거둔 수수료는 527억 원이었다 — 한국금융신문.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는 대출 중개액 3조2,504억 원, 수수료 329억 원을 기록했다. ‘비교해 드려요’라는 친절한 화면 뒤에서, 클릭 한 번마다 중개 수수료가 쌓이는 구조다.
이 모델은 카카오페이에서도 핵심이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매출 비중은 한때 0.2%에서 32%까지 뛰었다 — 한국경제(2021). 핀테크 앱들이 왜 그렇게 ‘내게 맞는 대출 찾기’, ‘보험 점검’ 배너를 띄우는지, 이 숫자가 설명한다. 그게 가장 굵은 돈줄이기 때문이다.
중개는 대출에만 그치지 않는다. 보험을 비교해 가입을 연결하면 보험사에서 모집 수수료를, 카드를 추천해 발급되면 카드사에서 발급 수수료를 받는다. ‘내 보험 점검’, ‘카드 추천’ 같은 메뉴가 화면 곳곳에 박혀 있는 이유다. 사용자에게는 무료 점검이지만, 회사에는 한 건마다 수수료가 붙는 영업 창구다. 친절한 진단과 영업이 같은 화면에서 일어난다.
대환대출(갈아타기)이 대표적인 격전지다. 정부가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를 열어주자,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가 이 시장을 두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더 낮은 금리를 찾아주는 경쟁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더 많은 중개 수수료를 가져가려는 플랫폼 경쟁이 깔려 있다. 사용자에게 이로운 경쟁과 플랫폼에 이로운 경쟁이 겹치는, 미묘한 지점이다.
한 사람의 동선을 따라가 보면 구조가 또렷해진다. 친구에게 송금하러 앱을 연다(무료). 화면에 뜬 ‘신용점수 무료 확인’을 누른다(무료). 점수를 보니 ‘이 조건이면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어요’라는 안내가 붙는다. 그 추천을 통해 대출을 갈아타면, 그 순간 금융사가 플랫폼에 중개 수수료를 낸다. 나는 단 한 푼도 안 냈는데, 내 클릭이 돈이 됐다. 무료 기능들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이어지며 수익으로 수렴하는, 잘 설계된 깔때기다.
토스는 뭘로 버나 ② — 결제·증권·은행, 직접 금융으로
중개만이 아니다. 토스는 직접 금융업도 한다. 의외로 가장 큰 매출 덩어리는 결제 대행(PG)을 하는 토스페이먼츠다. 토스페이먼츠는 토스 계열 매출의 약 61%를 차지하며, 2023년 매출은 7,4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다 — 바이라인네트워크. 우리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결제할 때마다, 가맹점이 내는 결제 수수료의 일부가 토스페이먼츠로 흐른다. 이 결제망은 스테이블코인 같은 새 결제 수단이 노리는 시장과도 맞닿아 있다.
증권과 은행도 한 축이다. 토스증권은 2023년 매출 1,276억 원으로 1년 만에 13배 넘게 뛰며 해외주식 거래에서 두각을 보였고 — 바이라인네트워크, 주식 거래·환전 수수료가 수익이 된다. 특히 어렵게 느껴지던 주식 투자를 쉬운 화면으로 풀어 젊은 층을 대거 끌어들인 게 주효했다. 진입 장벽을 낮춰 사용자를 늘리고, 그 거래량에서 수수료를 얻는 방식이다.
토스뱅크는 한 걸음 더 들어간 직접 금융이다. 예금을 받아 대출로 굴리는 은행 본연의 예대마진 구조로 돈을 번다. 앱으로 모은 거대한 사용자를 그대로 은행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개를 넘어 금융 그 자체를 직접 운영하는 단계로 올라선 것이다. 그 마진의 크기는 한국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즉 토스의 한 축은 거시경제의 흐름과도 연결돼 있다.
결제 대행이 의외로 큰 이유는 거래 규모에 있다. 쇼핑몰에서 카드로 결제하면 가맹점은 결제 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낸다. 건당 비율은 작아도, 수많은 가맹점의 결제가 토스페이먼츠 망을 지나가면 그 합은 거대해진다. 송금처럼 사용자에게 보이는 화면이 아니라, 상거래 뒤에서 조용히 돌아가는 ‘보이지 않는 수도관’이 가장 큰 매출을 만드는 것이다.
정리하면 토스의 돈줄은 한 가닥이 아니다. 송금이라는 공짜 입구로 사람을 모으고, 그 사람들을 중개(수수료)·결제(PG)·증권·은행·광고라는 여러 출구로 흘려보낸다. 하나가 휘청여도 다른 축이 받친다. 이 다각화가 9년 적자를 흑자로 뒤집은 진짜 엔진이다. 단일 상품이 아니라 ‘사용자를 한곳에 묶어두는 슈퍼앱’ 그 자체가 상품인 셈이다.
흥미로운 건, 사용자가 가장 자주 쓰는 기능(송금)과 회사가 가장 많이 버는 기능(결제·중개)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는 무료 서비스는 사람을 모으는 미끼이고, 진짜 매출은 그 사람들이 만든 거래의 뒤편에서 조용히 발생한다. 그래서 사용자는 “공짜인데 어떻게 버나” 갸웃하고, 회사는 그 사이 차곡차곡 수익을 쌓는다. 보이는 것과 버는 것의 이 간극이 공짜 앱 수익 구조의 핵심이다.
토스만의 일이 아니다 — 모든 ‘공짜 앱’의 문법
이 구조는 핀테크 전체의 공통 문법이다. 카카오페이도 금융상품 비교·추천을 핵심 수익으로 삼고, 네이버페이도 같은 시장에서 경쟁한다. 무료로 사람을 모으고, 그 트래픽과 데이터를 다른 사업자에게 연결해 돈으로 바꾸는 방식은 핀테크만의 것도 아니다. 검색·SNS·쇼핑 같은 거의 모든 ‘무료’ 플랫폼이 같은 원리로 굴러간다. 내가 돈을 내지 않는 서비스에서는, 대개 내가 상품이다.
서비스를 가를 간단한 질문이 하나 있다. “여기서 내가 고객인가, 상품인가?” 돈을 직접 내고 쓰는 서비스(유료 구독, 멤버십)에서는 내가 고객이라 내 만족이 곧 회사의 목표다. 반대로 공짜 서비스에서는 돈을 내는 쪽이 따로 있고, 나는 그쪽에 연결되는 대상이 되기 쉽다. 둘 중 어느 쪽도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지금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를 알면, 그 서비스의 ‘친절’을 어디까지 믿을지 가늠이 선다. 공짜일수록 이 질문이 더 쓸모 있다.
해외도 다르지 않다. 미국의 무료 주식거래 앱들은 거래 수수료를 0원으로 내세우지만, 그 대가로 사용자의 주문을 다른 증권사에 넘기고 받는 돈(주문 흐름 판매)으로 수익을 낸다. ‘수수료 0원’이라는 간판 뒤에 보이지 않는 수익원이 따로 있는 구조다. 중국의 생활 앱들이 결제·송금을 공짜로 풀어 사람을 묶고 금융·광고로 돈을 버는 것도 같은 문법이다. 무료의 이면에 수익이 숨어 있다는 원리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금융앱은 결이 조금 다르다. 다루는 게 ‘돈’과 ‘신용’이기 때문이다. 어떤 영상을 추천받는 것과, 어떤 대출·보험을 추천받는 것은 무게가 다르다. 잘못된 추천 하나가 수백만 원의 이자 차이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공짜 금융앱일수록, ‘이 추천이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를 한 번 더 따져볼 값어치가 있다. 편리함의 크기만큼, 따져볼 이유도 크다.
공짜의 진짜 대가 — 추천은 중립이 아니고, 내 데이터는 광고가 된다
여기서 불편한 진실이 나온다. 앱이 띄우는 ‘내게 맞는 대출’ 추천은 늘 나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이 아닐 수 있다. 비교·추천 플랫폼은 금융사에서 중개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 수수료를 더 주는 상품이 더 잘 보일 구조적 유인이 있다. 이건 특정 회사를 탓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무료 비교 서비스가 돌아가는 방식 자체의 문제다. 공짜로 비교해주는 데는 이유가 있다.
또 하나, 비교 앱은 ‘모든’ 금융사를 보여주지 않는다. 제휴를 맺은 곳만 비교 대상에 오른다. 그래서 화면에 뜬 목록이 시장의 전부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제휴사라는 울타리 안의 비교일 수 있다. 가장 좋은 조건의 상품이 그 울타리 밖에 있다면, 아무리 꼼꼼히 비교해도 그건 내 화면에 뜨지 않는다. ‘한눈에 비교’라는 말이 ‘있는 것 전부를 비교’를 뜻하지는 않는 것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금융당국도 비교·추천의 공정성과 수수료 공개를 들여다보는 흐름이다.
데이터도 대가다. 토스의 광고 사업(토스애즈)은 2,400만이 넘는 사용자의 ‘결제 데이터 기반 타깃팅’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 토스애즈. 내가 어디서 얼마를 썼는지가 곧 어떤 광고를 보여줄지의 재료가 된다는 뜻이다. 무료 서비스의 청구서는 돈이 아니라 관심과 데이터로 결제되는 셈이다. 광고가 너무 자연스러워 콘텐츠처럼 보일 때, 그게 가장 잘 작동하는 광고다.
화면 설계도 공짜가 아니다. 어떤 버튼을 크게, 어떤 선택지를 먼저 보여줄지는 우연이 아니라 설계다. 수익이 되는 행동(가입·신청·동의)은 누르기 쉽게, 수익과 무관한 행동(거절·해지·설정 변경)은 한 단계 깊숙이 두는 식의 ‘넛지’가 흔하다. 모든 앱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무료 서비스의 화면에는 그런 유인이 구조적으로 깔려 있다는 뜻이다. 가장 누르기 쉬운 버튼이 늘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아니다.
데이터의 결합은 더 깊은 차원이다. 송금·결제·투자·대출이 한 앱에 모이면, 그 사람의 재무 생활이 거의 통째로 그려진다. 월급이 언제 들어와 어디로 빠져나가는지, 어떤 소비를 하고 어떤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지가 한 화면에 모인다. 이 통합된 그림은 맞춤 추천을 정교하게 만드는 동시에, 한곳에 너무 많은 정보가 쌓이는 위험도 키운다. 편리함과 집중의 위험은 같은 동전의 양면이다.
오해는 말자. 이게 ‘공짜 앱은 나쁘다’는 결론은 아니다. 토스 덕에 송금이 쉬워지고, 흩어진 금융을 한눈에 보고, 비교로 시간을 아낀 것도 사실이다. 핵심은 균형이다. 편리함을 누리되, ‘추천=중립적 정답’이라는 착각만 내려놓으면 된다. 누가 이 화면으로 돈을 버는지를 알면, 같은 추천도 다르게 읽힌다.
그래서 공짜 금융앱, 어떻게 써야 하나
구조를 알았으면 쓰는 법도 달라진다. 복잡할 것 없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 ‘추천’은 광고일 수 있다고 전제하고 본다. 앱 상단에 크게 뜨는 ‘내게 맞는 대출’, ‘지금 갈아타세요’ 배너는 친절이 아니라 수익 모델일 수 있다. 가장 위에 뜬다고 가장 좋은 조건이라는 보장은 없다. 순서보다 조건을 본다. ‘추천’이라는 단어를 만나면 머릿속에서 ‘(광고일 수도 있는) 추천’으로 한 번 번역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둘째, 비교 결과는 출발점으로만 쓰고, 최종 조건은 직접 확인한다. 앱의 비교는 후보를 좁히는 데 유용하다. 다만 실제 금리·한도·수수료는 해당 금융사 앱이나 창구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큰돈일수록 두세 곳을 교차로 비교한다. 같은 대출도 어디서 신청하느냐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고, 한 플랫폼이 모든 금융사를 다 비교해주지도 않는다. 비교 앱에 안 뜨는 더 좋은 상품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작은 차이가 작지 않다. 단순히 따져도 1억 원 대출의 금리가 0.5%포인트만 낮아도 1년 이자가 50만 원 줄어든다. 추천 한 줄을 그대로 믿느냐, 한 번 더 비교하느냐의 차이가 이만큼이다.
셋째, 앱 권한과 맞춤 광고 설정을 한 번 점검한다. 내 결제·소비 데이터가 타깃 광고의 재료가 되는 만큼, 설정에서 맞춤형 광고와 데이터 활용 항목을 한 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통제권이 생긴다. 마케팅 수신 동의, 제3자 정보 제공 같은 항목을 무심코 다 켜두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5분이면 충분하고, 편리함을 크게 해치지도 않는다.
이 세 가지를 관통하는 원칙은 하나다. ‘공짜’를 ‘대가 없음’으로 읽지 않는 것이다. 돈을 안 낸다고 비용이 없는 게 아니라, 그 비용을 관심과 데이터로 치르고 있을 뿐이다. 그 사실을 알고 쓰면 공짜 앱은 여전히 훌륭한 도구로 남는다. 모르고 쓰면, 편리함의 대가가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곳에서 빠져나간다. 아는 만큼 덜 손해 보는 것, 그게 핵심이다.
공짜 금융앱은 분명 편리한 도구다. 9년 적자를 흑자로 뒤집은 토스의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무료 서비스로 사람을 모아 거대한 금융 플랫폼을 일군 인상적인 성공담이기도 하다. 그 편리함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다만 ‘왜 공짜인지’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거리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다. 구조를 아는 사람은 추천을 도구로 부리고, 모르는 사람은 추천에 끌려다닌다.
송금 버튼을 누를 때마다 떠올릴 한 문장은 이것이다. 이 앱에 돈을 내는 진짜 고객은 내가 아니다. 그 사실 하나만 기억해도, 화면 속 ‘추천’을 한 번 더 의심하게 되고, 비교 결과를 직접 확인하게 되고, 내 데이터의 행방을 챙기게 된다. 공짜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공짜를 손해 보지 않고 누리는 첫걸음이다.
자주 묻는 질문
토스는 송금이 공짜인데 어떻게 돈을 버나요?
송금은 사람을 모으는 입구이고, 돈은 다른 데서 법니다. 대출·보험·카드를 비교·추천하고 금융사에서 받는 중개 수수료, 결제 대행(토스페이먼츠)·증권·은행 같은 직접 금융, 그리고 광고가 핵심입니다. 2024년 비바리퍼블리카는 매출 1조9,556억 원에 첫 연간 흑자(영업이익 907억 원)를 냈습니다 — 비바리퍼블리카.
앱이 추천하는 대출이 나에게 가장 좋은 조건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비교 플랫폼은 금융사에서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 수수료를 더 주는 상품이 잘 보일 유인이 있습니다. 대출 중개 수수료는 통상 1금융권 0.3%, 2금융권 1.3% 수준입니다. 추천은 후보를 좁히는 출발점으로만 쓰고, 금리·한도는 직접 교차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공짜로 쓰면 내 데이터는 어떻게 되나요?
광고의 재료가 됩니다. 토스의 광고 사업은 2,400만이 넘는 사용자의 결제 데이터 기반 타깃팅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 토스애즈. 내가 어디서 얼마를 썼는지가 어떤 광고를 볼지를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설정에서 맞춤 광고·데이터 활용 항목을 점검하면 통제권을 일부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 공짜 금융앱을 쓰지 말아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편리함은 분명 실재합니다. 핵심은 ‘추천=중립적 정답’이라는 착각만 내려놓는 것입니다. 누가 그 화면으로 돈을 버는지 알면 같은 기능도 더 똑똑하게 쓸 수 있습니다. 비교는 출발점으로, 결정은 직접 확인으로 — 이 균형이 전부입니다.
참고 자료
- 비바리퍼블리카. 2024년 연간 실적(매출 1조9,556억·영업이익 907억·첫 연간 흑자). 2025-03. 2026-06-13 확인. 자료 보기
- 비즈니스포스트.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작년 영업이익 907억, 첫 연간 흑자전환. 2025. 2026-06-13 확인. 자료 보기
- 바이라인네트워크. 매출 1조 넘긴 토스, 비결은 ‘PG’(토스페이먼츠·토스증권 매출 구성). 2023-04. 2026-06-13 확인. 자료 보기
- 한국금융신문. 대출 비교플랫폼 빅테크 중개수수료 비교(2025 상반기 토스 5조9,587억·527억, 카카오페이 3조2,504억·329억). 2026-06-13 확인. 자료 보기
- 한국경제. 금융상품 비교·추천은 핀테크 핵심수익…카카오페이 매출 비중 0.2%→32%. 2021-09. 2026-06-13 확인. 자료 보기
- 나스미디어. 라이프스타일을 장악한 토스(MAU 약 2,677만·광고 매체). 2025-10. 2026-06-13 확인. 자료 보기
- 토스애즈. 퍼스트파티 결제 데이터 기반 타깃팅 광고. 2026-06-13 확인. 자료 보기
고지
- AI 작성 보조: 본 글의 초안과 자료 정리는 AI 도구의 보조를 받았으며, 최종 편집·사실 확인·관점 결정은 운영자가 수행했습니다.
- 정보 기준 시점: 매출·수수료·사용자 통계는 인용 시점 기준이며, 일부는 추정·잠정치이거나 특정 기간에 한정됩니다.
- 투자·금융 자문 아님: 본 글은 핀테크 수익 구조 해설이며, 특정 앱·금융상품의 이용이나 매수/가입을 권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