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사람이 아니었다 — AI 면접, 지원자도 AI를 켰다
면접장에 들어갔는데 맞은편에 사람이 없습니다. 카메라 한 대와 화면뿐입니다.
30초 안에 생각을 정리하고 90초 동안 답해야 합니다. 표정도, 목소리도 같이 기록됩니다.
그래서 지원자들도 화면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답을 대신 만들어 주는 쪽으로요.
기계가 사람을 평가하고, 사람은 기계로 그 평가를 통과하려 합니다. 흔히 창과 방패 이야기로 읽힙니다.
그런데 실제로 시험해 본 기록들을 모아보면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갑니다. 뚫는 쪽은 생각보다 잘 통하지 않고, 정작 검증이 부족한 쪽은 시험을 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다섯 곳 중 한 곳, 그리고 확대 계획 일곱 곳
정부 조사가 하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2025년 11월 28일 발표한 기업 채용동향조사입니다.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물었더니, 채용 절차에 AI를 공식 도입한 곳이 21.7%였습니다. 86개사입니다.
무엇에 쓰는지도 나뉩니다.
| 활용 단계 | 도입 기업 중 비율 |
|---|---|
| AI 기반 인적성·역량 검사 | 69.8% |
| 지원 서류 검토 | 46.5% |
| AI 면접 | 46.5% |
인사 업무 전반으로 넓히면 86.7%가 AI 도구를 씁니다. 채용 절차에 정식으로 넣은 곳만 다섯 곳 중 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방향은 분명합니다. 응답 기업의 74.5%가 앞으로 도입하거나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청년 쪽 응답도 같이 조사됐습니다. 3,093명 중 23.7%가 AI 채용을 경험했고, 63.8%가 AI 채용에 찬성했습니다.
도입하지 않겠다는 기업의 이유는 짚어둘 만합니다. 가장 많은 답이 “AI 도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신뢰하기 어렵다”(36.6%)였습니다.
그 시험은 무엇을 재고 있나
‘AI 면접’이라는 한 단어 안에 서로 다른 것들이 섞여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형태는 세 가지를 묶은 검사입니다. 자기보고식 성향 파악, 전략 게임, 그리고 영상 면접입니다. 흔히 ‘AI 역량검사’ 또는 ‘역검’이라 불립니다.
무엇을 평가한다고 하는지는 업체마다 다릅니다.
| 유형 | 표방하는 평가 대상 |
|---|---|
| 성향 파악 | 자기보고 응답 기반 성향 |
| 전략 게임 | 문제를 푸는 과정의 행동 패턴 |
| 영상 면접 | 답변 내용, 업체에 따라 비언어적 특성 |
공공기관 사례에서는 항목이 공개된 적도 있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2019년 채용형 청년인턴 1차 면접에 AI 면접을 넣으면서 적극성, 계획성, 성실성 등 18가지 평가 요소로 상대평가한다고 응시자에게 안내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국내 대표 업체는 자사 검사를 “뇌신경과학 기반”이라고 소개합니다.
그 표현의 근거가 되는 측정 방법론이나 신경과학 문헌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재는지는 시험을 치는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원자는 무엇을 사고 있나
취업 컨설팅 수요가 뚜렷하게 늘었습니다. 전문가 매칭 플랫폼 숨고 기준으로 2022년 대비 2026년 1~5월 취업 컨설팅 요청이 299.5%, 면접 컨설팅이 71.9% 늘었습니다 — 한국경제.
상품도 세분화됐습니다. 자소서 첨삭은 1문항 1,000원, 합격 자소서와 현직자 답변을 묶은 구독은 월 49,000원 선입니다.
가장 상징적인 상품은 따로 있습니다. 한국경제 2026년 7월 7일자 기사 제목이 그대로 보여줍니다. “자소서 AI 티 안 나게 해주세요.”
AI로 쓰고, 다시 사람 돈을 주고 AI 티를 지웁니다.
과열의 부작용도 나왔습니다. 한국일보는 “합격 보장”을 내걸고 400만 원을 받은 SNS 취업 컨설팅 피해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면접 중에 실시간으로 답을 띄워주는 도구도 있습니다. 미국의 클루얼리(Cluely)가 대표적입니다.
이 회사 창업자는 컬럼비아대 재학 중 그 도구로 아마존 인턴 면접을 통과한 장면을 공개해 정학당했고, 자퇴한 뒤 2025년 6월 시리즈A로 1,500만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 테크크런치.
같은 기능을 한국어로 광고하는 해외 서비스도 여럿 있습니다. 다만 국내 이용 규모를 보여주는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뚫어본 기록들
여기서부터가 흥미롭습니다. 직접 시험해 본 기록이 몇 건 있습니다.
한경비즈니스 김태림 기자의 체험기가 가장 구체적입니다. 2023년 4월, 제네시스랩의 뷰인터HR로 AI 면접을 봤습니다.
노트북 뒤에 모니터를 두고 미리 쓴 자소서를 띄워놓고 읽었습니다. 결과 리포트에는 이렇게 찍혔습니다. “부정 행위 의심(보고 읽음).”
화면을 캡처하려 하자 프로그램이 즉시 종료됐고, 메모장을 실행하니 시스템이 멈췄습니다. 최종 등급은 C였습니다.
중국 남방도시보는 2025년 5월 실시간 AI 보조 도구 두 가지를 실측했습니다. 응답 지연이 각각 1.5~2초, 2~3초로 남았습니다.
취재에 응한 채용 담당자의 설명이 구체적입니다. 몇 초 멈췄다가 갑자기 유창해지고, 내용이 일반적이며, 구체적인 꼬리질문을 던지면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학술 연구는 두 갈래로 갈립니다.
캐나가수리엄과 루카식이 2024년 국제선발평가저널에 발표한 실험에서는, 245명을 세 조건에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챗GPT로 답을 만든 조건이 내용 점수에서 확실히 높았습니다.
다만 전달력 점수는 차이가 없었고, 정직성 점수는 오히려 낮았습니다. 내용은 좋아지는데 티가 난다는 뜻입니다.
히크먼 등이 2025년 같은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는 다른 각도를 봤습니다. 152명에게 “솔직하게” 조건과 “지원자처럼 잘 보이게” 조건으로 면접을 시키고, 조작에 얼마나 흔들리는지 비교했습니다.
| 평가 방식 | 조작에 흔들린 정도(효과크기) |
|---|---|
| 자기보고식 검사 | 0.62 |
| 사람의 면접 평정 | 0.22 |
| AI의 면접 평정 | 0.14 |
AI 평정이 가장 덜 흔들렸습니다. “AI 면접은 쉽게 뚫린다”는 통념과 반대입니다.
두 연구는 모순이 아닙니다. 층위가 다릅니다. 앞의 연구는 AI가 답을 대신 써주는 경우, 뒤의 연구는 사람이 스스로 꾸며내는 경우를 봤습니다.
기술 면접 쪽에는 더 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채용 면접 플랫폼 인터뷰잉닷아이오가 챗GPT로 기술 면접 문제를 풀렸습니다.
널리 알려진 표준 문제에서는 정답률이 73%였습니다. 문제를 변형하거나 새로 만들면 25%로 떨어졌습니다.
한 줄로 요약됩니다. 뚫리는 것은 정형화된 문제입니다. 처음 보는 상황을 묻는 질문은 그대로 남습니다.
같은 회사가 대형 기술기업 면접관 67명에게 물은 결과도 있습니다. 81%가 지원자의 AI 부정행위를 의심한 적이 있고, 3분의 1이 실제로 적발했습니다.
그런데 탐지 소프트웨어를 쓴다는 응답은 11%였습니다. 잡아내는 수단은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꼬리질문이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아는 공략법은 대체로 근거가 없다
시선을 렌즈에 고정하라, 미소를 유지하라, 직무 키워드를 넣어라. AI 면접 조언은 대체로 이 세 가지로 수렴합니다.
이 조언들의 출처를 따라가면 대부분 취업 포털의 콘텐츠나 커뮤니티 게시물입니다. 평가사가 공개한 채점 기준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 방향의 사실이 있습니다. 미국의 하이어뷰(HireVue)는 2021년 1월 표정 분석을 평가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포춘.
이유는 “자연어 처리가 발전하면서 시각 분석이 더는 의미 있는 가치를 더하지 않는다”였습니다. 배경에는 시민단체 EPIC의 공정거래위원회 진정이 있었습니다.
학계도 같은 자리에 도달했습니다. 2025년 응용심리학저널에 실린 연구는 영상 면접으로 인지 능력을 예측할 때 “준언어적 행동도 비언어적 행동도 증분 타당도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풀어 쓰면 이렇습니다. 예측을 한 것은 말의 내용이었고, 표정과 목소리는 얹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국내는 어떨까요. 여기서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업체마다 설명이 엇갈립니다.
한쪽에서는 안면 녹화가 부정 응시 방지용이며 눈동자와 표정은 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다른 업체는 자사 홍보에서 “기존 역량검사들은 대부분 표정, 눈짓 등의 반응 데이터로 내면 역량을 분석한다”고 서술하며 자기 제품을 차별화합니다.
경쟁사끼리 서로의 채점 방식을 다르게 설명하고 있는 셈입니다. 지원자는 무엇을 관리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표정을 만드는 연습에 시간을 쓰기 전에 물어볼 것은 하나입니다. 그 표정이 실제로 채점되기는 하는가. 공개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 기계는 무엇을 맞히고 있나
AI 면접이 실제 직무 성과를 예측하는지 확인한 연구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몇 편이 이상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연구부터 봅니다. 히크먼 등이 2022년 응용심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은 모의 면접 1,173명분을 분석했습니다.
응시자는 실제 지원자가 아니었고, 맞히려 한 것도 직무 성과가 아니라 학업 성취였습니다.
결과가 갈렸습니다. 응시자가 스스로 답한 성격을 정답으로 놓고 학습시킨 모형은 신뢰도도 타당도도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면접관이 매긴 평가를 정답으로 놓은 모형은 잘 작동했습니다.
읽는 방향을 바꾸면 이렇게 됩니다. 이 기계가 잘 맞히는 것은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니라, 면접관이 그 사람을 어떻게 볼지입니다.
사람의 편향을 걷어내려고 들인 도구가 사람의 첫인상을 재현하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 직무 성과를 준거로 삼은 대규모 연구도 하나 있습니다. 2024년 같은 학술지에 실렸고 다섯 개 조직의 자료를 썼습니다.
예측력은 보정하지 않은 값으로 0.24였습니다. 그리고 저자 다섯 명 중 네 명이 그 평가 도구를 파는 회사 소속입니다.
비교 기준선도 최근 내려앉았습니다. 새킷 등이 2022년 발표한 재분석에서 기존 선발 도구들의 예측력이 0.10~0.20씩 과대평가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재분석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은 사람이 진행하는 구조화 면접이었습니다.
즉 AI 면접이 넘어야 할 상대는 낡은 숫자로 부풀려진 인간 면접이 아니라, 지금 기준으로 가장 잘 맞히는 방법입니다.
기업의 대응은 탐지가 아니라 질문 바꾸기
지원자가 AI를 쓴다는 사실 자체는 기업도 압니다. 대응 방향이 흥미롭습니다.
2026년 7월 30일 열린 채용 실무자 세미나에는 102개사 인사담당자 131명이 모였습니다 — 한국경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인사담당자의 발언이 상황을 요약합니다. 상반기 채용에서 1~2주 동안 이력서 200장을 봤는데 전부 비슷했고, 특히 자소서에서 차이를 찾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인사담당자의 73%가 번아웃을 호소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탐지 도구 도입이 아니었습니다. 질문을 바꾸는 쪽이었습니다.
평가의 축이 “무엇을 달성했는가”에서 “어떻게 해결했는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AI는 그럴듯한 프로젝트 성과와 갈등 해결 서사를 얼마든지 지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어내기 어려운 것은 따로 있습니다. 중간에 판단이 갈렸던 지점, 틀렸다는 걸 언제 알았는지, 그래서 무엇을 되돌렸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앞의 기술 면접 실험 결과와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정형화된 질문은 뚫리고, 겪은 사람만 답할 수 있는 질문은 남습니다.
시험 출제자가 과외도 한다
한국의 AI 면접 대비는 사설 학원이 주류가 아닙니다. 지자체와 대학이 무료로 공급합니다.
서울시는 만 39세 이하 청년에게 AI 역량검사 체험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2025년부터 1인당 월 최대 10회로 늘렸고, 159개사 기출 문항 1만여 개와 1:1 컨설팅, 개발사 직강 특강이 붙습니다.
이용자는 2023년 13,073명에서 2024년 15,506명으로 늘었습니다 — 머니투데이.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하대, 부산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이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무료로 응시 기회를 제공한다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운영 주체입니다. 서울시 프로그램의 운영사와 대학 제휴사는 그 검사를 만들어 기업에 파는 회사입니다.
시험을 출제하고 채점하는 회사가, 그 시험의 연습 기회와 강의도 함께 공급합니다. 응시자에게는 무료라 좋은 일처럼 보이지만, 구조로 보면 평가의 독립성 문제가 남습니다.
머니투데이는 이 흐름을 “비싼 사교육 대신 무료 공교육”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정확한 관찰이지만, 그 공교육의 교사가 곧 출제자라는 사실은 함께 읽어야 합니다.
이미 사고는 있었고, 설명은 없었다
지원자가 AI를 쓰는 문제보다 먼저 정리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AI가 지원자를 떨어뜨렸을 때의 책임입니다.
KOICA 사건이 가장 분명한 기록입니다. 2019년 채용 AI 면접에서 접속 오류가 났습니다.
응시자 182명 중 한 번 재접속한 25명은 면접을 완료한 것으로 처리됐습니다. 두 번 재접속을 시도한 3명은 불합격 처리됐습니다. 그중에는 필기시험 1등 응시자가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2021년 3월 KOICA에 ‘주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탈락자에 대한 추가 구제는 없었습니다.
한전KDN 사건은 정보공개 소송으로 드러났습니다.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등이 낸 소송에서 2022년 5월 수원지방법원과 6월 광주지방법원이 잇따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드러난 사실은 이렇습니다. 서류전형 1차를 완전 자동화로 처리했고, 최종 합격을 AI 면접과 AI 자소서 평가로 구성했으며, 면접 질문 내용을 아무 검토 없이 용역업체에 통째로 맡겼습니다.
의사결정권자에게는 AI 면접 관련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당락 이유를 물어도 기관이 답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뜻입니다.
규모도 확인됐습니다. 박정현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년간 공공부문에서 351명이 AI 검사에서 탈락했습니다 — 충청투데이.
”네이처 자매지가 입증했다”는 말의 실제
2025년 8월, 한 평가 업체가 자사 검사에 대해 “네이처 자매지 게재, 면접관보다 정확”이라는 표현으로 홍보했습니다. 여러 매체가 그대로 옮겼습니다.
원 논문을 확인하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2025년 7월 13일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린 이 논문의 제목은 「인사선발에서 대인관계 역량의 AI 평가에 대한 일반인의 통념」입니다.
주제가 정확도 비교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AI 평가를 얼마나 과소평가하는지, 그 통념이 도입을 막는지를 다룬 연구입니다.
논문에 실린 현장 분석은 이렇습니다. 국내 대형병원 간호직 지원자 282명을 대상으로, 입사 후 팀 리더의 대인관계 성과 평가를 종속변수로 회귀분석했습니다.
AI 점수가 유일하게 유의한 예측 변수였던 것은 맞습니다. 다만 계수는 β=0.10이었습니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만 효과 크기는 작습니다.
단일 병원, 단일 직군, 단일 성과 지표입니다. 인간 면접 점수가 유의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AI가 사람보다 낫다”를 뜻하지도 않습니다.
논문에는 한 줄이 더 있습니다. 그 검사를 개발한 회사가 연구에 쓰인 설문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저자들은 이해충돌이 없다고 신고했지만, 독자가 알고 읽어야 할 정보입니다.
도입 규모 수치도 흔들립니다. 같은 회사의 도입 기업 수가 채널에 따라 750개, 800개, 1,200개로 동시에 게시되고 있습니다. 집계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숫자가 만들어지는 경로도 봐둘 만합니다. 이 주제를 검색하면 “면접의 38.5%가 부정행위”라는 수치가 반복해서 나옵니다.
원자료를 따라가면 면접 부정행위 탐지 도구를 파는 회사의 자사 블로그 한 편입니다. 게다가 그 38.5%는 확인된 부정행위가 아니라 시스템이 붙인 ‘의심 표시’입니다.
탐지 도구를 파는 회사가 집계한 부정행위 비율은, 백신을 파는 회사가 집계한 감염률과 같은 종류의 숫자입니다. 인용하려면 그 사실을 함께 적어야 합니다.
이 주제의 영어권 통계 상당수가 같은 경로를 탑니다. 벤더 블로그에서 출발해 서로를 재인용하며 사실처럼 굳어집니다.
떨어졌을 때 물어볼 수 있는 것
법은 두 갈래로 준비돼 있습니다. 다만 생김새가 조금 다릅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의2는 2024년 3월 15일 시행됐습니다.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의 결정이 권리와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 정보주체는 그 결정을 거부하거나 설명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같은 조는 처리자에게 결정의 기준과 절차를 정보주체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라고도 요구합니다.
그런데 제1항에 단서가 있습니다. 거부권은 동의나 계약에 근거한 처리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채용은 대개 지원자가 동의하고 시작합니다. 법문대로 읽으면 거부권은 빠지고 설명요구권이 남습니다. 다만 채용을 놓고 이 조항을 실제로 다툰 사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AI 기본법은 2026년 1월 22일 시행됐습니다. 제2조 제4호는 고영향 인공지능을 정의하면서 채용을 예시로 명시합니다.
해당하면 사업자는 위험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설명 방안을 마련하고, 사람의 감독을 두고, 관련 문서를 보관하고,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조항에는 틈이 하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4년 9월 26일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개인정보처리자의 조치 기준」을 고시로 시행했습니다. 채용 전용 규정이 아니라 자동화된 결정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 기준입니다.
적용 조건이 좁습니다. 사람의 판단이 개입하지 않는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에만 걸립니다.
실제로는 대부분의 기업이 AI를 ‘보조 도구’로 쓴다고 설명합니다. 한 평가 업체도 고객사 중 채용 전 과정을 AI로 하는 곳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 충청투데이.
기준은 있는데 채용에서 걸리는 곳이 거의 없는 구조입니다.
정부도 이 공백을 알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채용 분야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사전 고지와 차별 금지를 채용절차법에 반영하는 방향을 밝혔습니다. 2026년 8월 현재 법제화가 끝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24년 말 내놓은 가이드라인 초안은 방향을 더 구체적으로 적었습니다. 채용에 AI를 쓴다는 사전 고지, 사전 편향성 검사, 사후 영향평가, 그리고 결과 피드백입니다.
넷 다 지금은 의무가 아닙니다.
정리하면 지원자가 지금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 이 전형에 AI가 쓰이는지, 어느 단계에 쓰이는지
- 결정 기준과 절차가 어디에 공개돼 있는지
- 사람이 최종 판단에 개입하는지
- 자동화된 결정이었다면 그 결정에 대한 설명
응답이 늦거나 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물어본 기록은 남습니다.
뚫는 기술을 사기 전에
이 글을 정리하면 세 문장이 남습니다.
공개된 실측 기록에서 면접 중 AI 보조는 대체로 흔적을 남겼고, 학술 연구에서도 AI 평정은 조작에 가장 덜 흔들렸습니다.
널리 퍼진 공략법 대부분은 평가사가 확인해 준 적이 없습니다. 표정과 목소리는 예측에 아무것도 더하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와 업체 발표 양쪽에서 확인됐습니다.
정작 검증이 얇은 쪽은 시험을 만든 쪽이었습니다. 직무 성과를 준거로 삼은 연구는 손에 꼽고 그마저 벤더가 썼으며, 근거로 인용되는 논문은 다른 주제였고, 도입 규모조차 숫자가 맞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회 도구에 돈을 쓰기 전에 순서를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지원하는 곳이 AI를 어느 단계에 쓰는지 확인하고, 무료로 열려 있는 체험으로 형식에 익숙해지고, 답에는 남이 복제할 수 없는 자기 경험과 숫자를 넣는 것입니다.
이 순서는 앞선 글에서 자소서를 두고 내린 결론과 같습니다. 걸러내는 쪽이 사람이든 기계든, 통하는 것은 본인만 가진 구체적인 사실이었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이 글에는 빈칸이 있습니다. 그대로 적어둡니다.
국내에서 지원자가 면접 중 실시간 AI를 사용하다 적발된 사건의 언론 보도를 찾지 못했습니다. 없다는 뜻은 아니고, 공개 확인이 안 된다는 뜻입니다.
AI 면접을 도입했다가 공개적으로 철회한 국내 기업이나 기관의 1차 출처도 찾지 못했습니다. 정부 통계와 업체 자료 모두 확대 방향을 가리킵니다.
기업이 1인당 얼마를 내는지, 국내 평가 업체들이 표정과 음성을 실제로 채점에 반영하는지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각 사에 직접 확인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참고 자료
- 인공지능(AI) 활용한 채용도 똑똑하고 공정하게! — 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 2025-11-28
- 커닝하고 시간 초과했더니…AI 면접관이 내게 준 점수는 ‘C’ — 한경비즈니스, 2023-04-03
- 자소서 AI 티 안나게 해주세요…합격 경험도 사고 파는 상품 — 한국경제, 2026-07-07
- 취업 컨설팅 요청 299% 급증 — 한국경제, 2026-07-07
- 대세가 된 AI면접…비싼 ‘사교육’ 대신 무료 ‘공교육’ 찾는다 — 머니투데이, 2025-09-09
- 공공기관의 AI 면접, 무엇이 문제인가 (KOICA·한전KDN) — 슬로우뉴스, 2022-07-07
- ‘접속 불량’ AI 면접 탓에 불합격…감사원, KOICA에 ‘주의’ — MBC, 2021-03
- AI 채용 불합격 이유 공개 많지 않을 듯 — 충청투데이, 2024-10-16
- Lay beliefs about AI assessment of interpersonal skills in personnel selection — Scientific Reports, 2025-07-13
- ChatGPT, can you take my job interview? — International Journal of Selection and Assessment, 2024
- Can Interviewees Fake Out AI? — International Journal of Selection and Assessment, 2025
- Automated video interview personality assessments: Reliability, validity, and generalizability investigations —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2022
- Are automated video interviews smart enough? —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2025
- Psychometric properties of automated video interview competency assessments —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2024
- Revisiting meta-analytic estimates of validity in personnel selection —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2022
- HireVue stops using facial expressions to assess job candidates — Fortune, 2021-01-19
- Columbia student suspended over interview cheating tool raises $5.3M — TechCrunch, 2025-04-21
- AI帮你面试?实测作弊痕迹明显 — 南方都市报, 2025-05-14
-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의2 — 국가법령정보센터
-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정보주체의 권리 안내서 — 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24-09-26
-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자주 묻는 질문
AI 면접에서 시선을 카메라에 고정하면 점수가 오르나요?
확인된 근거가 없습니다. 널리 퍼진 이 조언의 출처는 대부분 취업 포털 콘텐츠나 커뮤니티 글이고, 평가사가 공개한 채점 기준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국의 하이어뷰는 2021년 표정 분석을 평가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도 업체마다 설명이 엇갈립니다.
면접 중에 AI 도구를 몰래 쓰면 걸리나요?
공개된 실측 기록에서는 상당수 걸렸습니다. 한경비즈니스 기자가 화면에 자소서를 띄워놓고 읽었더니 결과 리포트에 '부정 행위 의심'이 그대로 찍혔고, 중국 남방도시보가 실시간 보조 도구를 시험했을 때는 1.5~3초의 응답 지연이 남았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지원자가 적발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AI가 나를 떨어뜨렸을 때 이유를 물어볼 수 있나요?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의2가 설명요구권을 주고 있어 요구는 가능합니다. 다만 같은 조항의 거부권은 동의나 계약에 근거한 처리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채용은 대개 지원자 동의로 시작하므로 거부권까지 인정될지는 다툰 사례가 없습니다.
AI 면접은 사람 면접보다 정확한가요?
'정확하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약합니다. 자주 인용되는 2025년 사이언티픽 리포츠 논문은 병원 간호직 지원자 282명을 분석한 것이고, AI 점수의 예측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만 효과 크기가 작습니다(β=0.10). 그 논문의 주제도 정확도 비교가 아니라 사람들이 AI 평가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였습니다. 실제 직무 성과를 준거로 삼은 대규모 연구는 2024년 응용심리학저널 논문이 거의 유일한데 예측력이 0.24였고, 저자 다섯 명 중 네 명이 그 도구를 파는 회사 소속입니다.
그럼 AI 면접은 무엇을 재고 있나요?
2022년 응용심리학저널 연구가 단서를 줍니다. 응시자가 스스로 답한 성격을 정답으로 학습시킨 모형은 타당도가 거의 나오지 않은 반면, 면접관의 평가를 정답으로 학습시킨 모형은 잘 작동했습니다.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면접관이 그 사람을 어떻게 볼지를 재현하는 쪽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연구는 실제 지원자가 아니라 모의 면접을 분석했습니다.
이 콘텐츠는 2026-08-03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발행일 이후 변경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AI 작성 보조: 본 글의 자료 정리와 초안은 AI 도구의 보조를 받았으며, 출처 확인과 최종 편집은 운영자가 수행했습니다.
본 글은 공개된 자료를 대조해 정리한 것이며, 특정 기업의 채용 결과나 합격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평가 방식은 기업·솔루션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본 글은 평가를 우회하는 방법을 안내하지 않습니다. 관련 도구의 존재와 검증 결과만 다룹니다.